연애가 힘들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너무 좋아해서 문제일까?” 혹은 “내가 집착하는 건가?”
하지만 혹시, 그 사람이 회피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을까요?
회피형 애착은 어린 시절,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일관된 정서적 반응을 받지 못했을 때 생기는 애착 유형입니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감정을 드러냈을 때 무시당하거나 불편해했던 환경 속에서 자란 경우죠. 그래서 이들은 자라면서 ‘감정을 표현하면 상처받는다’, ‘누군가와 너무 가까워지면 위험하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 믿음은 성인이 된 후 연애에서도 강하게 작용합니다. 누군가 다가올수록 도리어 불편함을 느끼고, 스스로 거리를 두게 되는 것입니다. 상대는 사랑을 주는데, 회피형은 그 사랑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거죠.
회피형 남자 특징

회피형 남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자유를 유난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단순히 혼자 있고 싶은 게 아니라, 누군가와 감정적으로 얽히는 걸 힘들어하는 겁니다.
-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사랑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표현하는 법을 모릅니다. 오히려 표현하려고 하면 불안해지고 어색해져서 더 피하게 되는 거죠.
- 문제를 대화로 풀기보다 회피한다 갈등이 생기면 피하거나 화제를 돌립니다. 싸우기 싫어서가 아니라, 감정에 휘말리는 게 무섭기 때문입니다.
- 애정 표현이 일정하지 않다 어느 날은 친절하고 어느 날은 차갑습니다. 상대는 헷갈리지만, 회피형 입장에선 늘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회피형 테스트
혹시 지금 만나는 사람이 회피형일까? 또는 내가 회피형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래의 테스트에서 간편하게 확인 가능합니다.

아래 문항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회피형 애착 가능성이 높습니다.
- 친밀한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 갈등 상황이 생기면 대화를 피하고 싶다.
-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다가오면 부담스럽다.
- 문제는 혼자서 해결하려는 편이다.
- 연애 중에도 자꾸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불안형 vs 회피형 차이
불안형과 회피형은 서로 정반대의 방향으로 상처를 마주합니다.
- 불안형은 상대가 멀어질까 봐 불안해서 끊임없이 확인합니다. 연락을 자주 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관계를 붙잡으려 하죠.
- 회피형은 가까워질수록 불안해서 도망칩니다. 감정을 감추고, 거리 두기를 하며, 독립을 지키려 하죠.
이 둘이 만나면 처음엔 강하게 끌리지만, 결국엔 서로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하나는 매달리고, 다른 하나는 밀어내는 관계. 사랑이 아니라 생존이 되는 순간, 관계는 더 이상 건강하지 않습니다.
회피형 남편
회피형 남친이 남편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연애할 땐 괜찮았던 남자가, 결혼 후엔 전혀 감정 표현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회피형 남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배우자가 다가올수록 더욱 단절된 태도를 보입니다. 속상한 이야기를 해도 반응이 없고, 감정적 대화를 시작하면 자리를 피합니다. 오히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관계는 더 멀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남편을 두고 있는 아내들은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벽이랑 사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그들은 감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다루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다만, 상대방이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오해와 상처만 깊어질 수 있습니다.
회피형 남자 후폭풍

회피형 남자는 이별 직후에는 굉장히 담담해 보입니다. 눈물도, 미련도 없어 보이죠. 마치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돌아섭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정이 밀려옵니다. 외로움, 공허함, 후회 같은 감정들 말이죠. 그래서 몇 주 혹은 몇 달 뒤, 갑자기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잘 지내?” “문득 생각나서…”
하지만 이 연락이 꼭 사랑이 남아 있어서일 거라 기대하진 마세요. 회피형에게는 혼자가 된 불안함을 달래기 위한 ‘정서적 위안’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관계가 달라질 확률은 낮습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자신의 애착 문제를 인식하고, 치유하고자 할 때에야 가능하니까요.
마치며
회피형 남자는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사랑이 불안해서,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서 멀어지는 것일 뿐이죠.
하지만 이 관계에서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회피 속에서 내 감정까지 무시되지 않도록.
사랑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지, 한쪽이 계속 따라가야만 하는 마라톤이 아니니까요.